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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마인드

주식시장에 찾아온 공포를 이겨내는 방법

by 어쩌다판교 2022. 2. 17.

 

모르는 대상엔 공포가 스며든다.

 어느날, "회사를 그만두고 월급이 끊기면 내 삶은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하곤 큰 공포를 느꼈던 적이 있다.

 달마다 내는 통신료, 보험료부터, 주택담보대출 이자와 내 삶의 터전과 가족들이 무너지는 상상까지..

 하지만 이후 FIRE에 대한 개념이 생기면서 생각보다 큰 금액이 없이도 삶을 이어갈 수 있다는 계산이 섰고, 회사가 날 버려도 내가 다른 곳으로 가면 된다는 평생 생업(?)과 개인커리어 개념이 생기면서, 이제는 그런 공포감을 느끼진 않는다.

 

 난 왜 같은 "회사를 그만둔다"는 상황을 두고 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던 걸까?

 

 

 

원시시대. 몸이 아프면 사람들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빠졌다.

 갑자기 몸에 열이나고 변화가 찾아왔을 때, 우리는 근처 약국에 가기도, 병원에 가기도 한다.  "몸이 아파도" 이것저것  해볼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마음의 안정감을 준다. (세상 모든 의사와 약이 1년간 사라진다고 생각해보자)

 

 원시시대에 살던 사람들은 어땠을까? 1년이 아니라, 평생동안 의사도, 먹을 약도 없는 곳에서 살던 사람들 말이다.

 그래서 해와 달을 보고 기도를 하고, 동물을 종교삼아 기대지 않았을까? 누군가 알지 못하는 원인으로 죽기도하고, 나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그들을 항상 지배했을 것이다.

 

현대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공포없인 산다만...

 

 

어떤 대상이던 '이해하고 알게되면' 관리의 영역으로 전환된다.

 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어떤 대상을 이해, 대응하고 기댈만한 곳이 있다고 생각하면" 공포의 수준이 '걱정'으로 줄어들고 관리의 대상으로 보여서 적극적으로 리스크 헷징을 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요인들인 금리, 물가, 경기에 대한 내용, 기업의 펀더멘달과 밸류에이션, 백테스팅을 통한 시뮬레이션, 다양한 과거 통계자료와 지표 들을 학습하고 경험이 쌓이면 당신이 예상했던것보다 훨씬 더 차분하게 시장에 임할 수 있다.

 

<당신은 이런 질문에 몇개나 답할 수 있습니까?>

1. 주식은 왜 가격을 갖는가? 그 가격은 어떻게 평가되야 하는가? 나는 그 가격 평가 방법에 동의하는가?

2. 매수시 주가는 적정하고 합리적이었는가? 오버슈팅 되었더라도 추세와 모멘텀을 믿고 산것인가?

3. 경기의 싸이클과 모멘텀 중 어떤 것을 더 비중있게 보는가?

4. 주가가 수십년 동안 상승하고 하락한 날의 비중은 얼마나 되는가?

5. 과거에 폭락장이 오면 평균 몇개월 만에 회복되었는가? 오늘 폭락장이 왔는데, 나는 그럼 몇개월간 마음 고생을 해야할 것으로 예상되는가?

6. 과거에 전염병이 퍼질 시기에 주가는 어떻게 되었는가? 인류의 역사는 몇년이 누적되었고, 그때마다 전염병은 몇번이나 돌았을까. 대유행 전염병에 대한 인류의 승률은 몇프로였던가?

 

 

물론 주가는 예측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다.

 이는 워렌 버핏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도 마찬가지 였다. 그의 명저 증권분석(Security Analysis) 초반부에서 "주가는 예측할 수 없다"라고 못박는다.

 “내재가치는 추정치에 불과하며, 확고하게 고정된 가치가 아님을 반드시 기억해야한다. 분석에 능숙하면 유리한 점이 있겠지만 이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라고 말이다.

 

 

 이 책을 읽게되면 “도대체, 그럼 공부를 하란거야 말란거야?” 소리가 나올 정도로 힘빠지는 소리가 한가득이다.

 왠만한 전문가들은 이런 책을 냈다간 무수한 비판과 욕을 먹고 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우린 왜 시장을 이해하고 학습해야할까?

 

 

그래도 이해하면 조금은 나아집니다. 진짜에요.

 “첫번째 규칙, 돈을 잃지마라. 두번째 규칙, 첫번째 규칙을 절대 잊지마라”라는 버핏의 명언은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당신은 왜 버핏이 돈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는지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혹, 손실이 중요한게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다른 집중할만한 투자팩터나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나는 학습을 통해 워렌버핏의 말을 손익비대칭성에 대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 그 이해를 통해 손실을 줄일만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백테스팅을 하고있다. 수백번 백테스팅을 하다보면, 주식과 상관관계가 적은 다양한 자산들을 구성했을 때 대략 최대손실률(MDD)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예측하고 장기투자의 확신을 가질 수 있다.

 내 포트폴리오가 -20% 손실이 난다면, 원금복구를 위해 몇프로 수익이 나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못견딜만한 손실이 날것 같은 구간이나 뉴스에선 일부 손절매를 통해 현금 Pool을 관리하기도 한다.

 

-50%를 메꾸려면 +100%의 이익률이 필요하다. http://www.fusioninvesting.com/2011/02/investing-myths-gain-required-to-make-you-whole/

 

 

투기를 해서 본 ‘손실’과 전략적으로 ‘손실’본 것이 다르다고?

 인생을 살다보면 이와 유사패턴의 말을 많이 듣게 되는데, “너가 아무것도 모르고 실패한 것과, 알고 실패한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손실이라도, 전자는 그냥 버린돈이고, 후자라면 경험 값이라는 내용이다.

 당신이 이 말이 와닿지 않는다면, 조금 더 이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진지하게 독서던, 강의를 듣던, 유튜브를 듣던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을 권하고 싶다.

 개별종목에서 실패를 많이 경험한 이가 학습을 통해 “중간이라도 가는 S&P500 지수 ETF를 사야겠다” 라는 결론을 내린것과,

 주식을 처음 시작한 주린이가 "SPY ETF만 사고 그냥 버티면된다"며 단순히 실행하는 것과는 그 전략을 지속하고 견디는 힘이 다를 수밖에 없다.

 

 

결국, "더 이해하고 경험하자"는 뻔한 말을 했다.

 주식세계에서 더 알고 이해하는 영역이 늘어날 수록, 우리는 더 단단해지고 위기에 강해진다. 

 개인투자자에게 "장기투자"가 답이라는 격언을 실천하려면, 온갖 하락장에도 버티는 힘이 필요하고 힘의 기반은 시장에 대한 이해일 뿐이다. 기왕 주식투자라는 것을 시작했으면 “세상이 이렇게 바뀌니 이 회사 전망이 좋아” 같은 단순한 판단이 아닌,

좀 더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투자전략을 세우고, 시장을 이해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하고 조정해나가는 노력을 해보자.

 

 

※ 주식시장을 학습해나가는 접근방식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차후 이런 접근 방식에 대해 정리하는 포스팅을 해보겠다.

 

당신은 어느쪽을 향하고 있을까?